베란다정원으로 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요.
아직은 외출할때 두터운 외투를 챙겨야 하지만 이미 베란다정원은 따스한 봄이 가득합니다. 깊이 파고드는 햇살에 꽃잎은 반짝이고 초록잎은 더 짙어지는 신비롭고 화사한 일상이 올해 3월에도 변함없이 펼쳐지고 있어요. 가드너라 행복합니다.
무스카리가 드디어 꽃을 내보냈어요. 지난해보단 작고 여린 모습이지만 반갑고 사랑스러워요. 올해는 구근을 더 튼실하게 살찌워봐야겠어요.
옥살리스(사랑초)도 진분홍 꽃을 쏘옥 내밀었어요. 초록과 분홍꽃의 대비가 아주 확실하죠. 한동안 쉴 새 없이 피고 지는 사랑초덕에 베란다 문턱이 더 닳게 생겼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후리지아는 비주얼과 향기 모두 압권입니다. 가녀린 잎 속에서 솟아오른 단단하고 굵은 꽃대가 그저 신기하기만 하네요. 맘씨 고우신 꽃집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셔서 생각지도 못한 식구가 늘었지만 앞으로 긴 세월을 함께 하게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이 아이도 구근식물이라 잘 관리하면 해마다 꽃을 볼 수 있거든요:)
캄파눌라예요. 얼핏 보면 도라지 꽃을 축소해 놓은 듯 보이기도 해요. 이목구비 확실한 미인을 연상케 하는 뚜렷하면서 아름다운 꽃모양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캄파눌라는 보기와는 달리 추위에도 아주 강해 베란다월동이 가능한 식물이에요. 꽃이 다 지고난 후엔 물을 아주 조금씩 주면서 여름과 가을을 보내게 하고 월동을 하게 되면 봄이 되어 빼곡히 들어찬 꽃을 다시 볼 수 있답니다.
3월 베란다정원은 서서히 꽃과 향기로 물들어 가는 중이에요.
우리 삶도 그렇지만 식물 하나하나에도 저마다 사연이 깃들어 있어요. 흘러흘러 돌아 돌아 나에게로 온 식물들의 속 이야기를 꺼내보며 돌보는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우리는 한끗차이 생각으로 절망과 희망 사이를 넘나들게 되죠. 너무 많은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마음을 놓지 않는다면 희망과 기쁨은 이미 나의 것일 텐데 말이에요. 가드닝에 빠져 보세요. 지금 내가 가진 것, 누릴 수 있는 것에 잠시 집중하는 시간은 그 어떤 것보다 좋은 특효약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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